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書架/讀書

[서평과 책갈피] 김진숙, 소금꽃나무, 후마니타스, 2007

소금꽃 나무
카테고리 시/에세이/기행
지은이 김진숙 (후마니타스,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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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국방부에서 불온 서적 목록을 발표했습니다. 소금꽃나무는 그래서 알게 된 책이고, 불온 서적이란 말에 끌려 읽게 되었습니다.

제 행동은 일종의 청개구리 심보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요즘 사람들이 어디 하지말라고 해서 안하던가요. 개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21세기입니다. (궂이 이유를 만들어서 개성과 다양성이라고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호기심이었습니다)

스스로 왜 그러한 호기심이 생겼는지 자문자답 해 보았습니다.

저는 노동운동을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대학생들의 데모를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학교와 사회에서는 꾸준하게 그런 것들에 대한 정보가 흘러넘쳤습니다.
그런 정보들는 주로 노동운동과 데모를 나쁜방향이기보다는 부당한 정권과 시대에 항거하는 긍정적효과에 대하여 주로 언급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이러한 상황은 항상 저와 동떨어져 보였기에, 제 자신을 스스로 제3자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과거에 그들이 데모와 운동을 하던 나이가 되었을 무렵에는 이미 부당한 정권은 퇴진했고 노동운동은 노동자들에게 국한되어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언제나 제 스스로 나는 제3자라는 의식이 들어섰는지도 모릅니다. 제3자는 일종의 방관자 이면서, 관망자입니다.
그러한 의식때문인지는 몰라도, 저는 2002년 월드컵때도 붉은 섬속에 있었으나 길거리 응원에 나서질 못했고, 여중생을 위한 촛불집회며, 광우병쇠고기반대집회나, 태안 기름유출사고때 봉사활동조차도 나서질 못했습니다.

몸은 현재을 살고 있으나, 마음은 언제나 과거에 얽메여 있었습니다.
그런 습성에 따라 역사와 고고학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게습니다.

어쨋건, 이번기회에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 더 사회참여와 현실참여에 의식을 분명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물론, 노동권은 제게 큰 괴리감를 가지고 있는 굴레지만- 궂이 먼곳에서 찾지 않고 가까운곳부터 눈길을 돌리어야 겠습니다. 발아래 들꽃도 꽃입니다.

19○○년. 어떤 이들은 남자 간부 앞에서 온몸이 벗겨진체 검신을 받았고, 그에 불응하면 빨갱이로 몰려 경찰서 유치장으로 불려들어갔습니다.
그 해는 어떤이가 축복받으면서 태어나고 자라났던 해입니다.

[20080826-20080829]

 

【책갈피】

p.220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고 밀어내는 것도 자본이고, 이제 와서 아빠 힘내시라고 노래 불러 주는 것도 자본이고, 집도 사고 차도 사야 하는데 당신이 아프면 큰일이라고 걱정해 주는 것도 자본이고, 사고가 나면 남편보다 먼저 달려와 주는 것도 자본이고, 소리 없이 세상을 움직이는 것도 자본이고, 또 하나의 가족이 된 자본은 이제 안아 달라고 부르짖습니다. 

p.224
학번을 얘기하는 모습을 볼 때면 묘한 울타리 같은 게 느껴진다. 끼리만의 울타리. 학번이란 말에선 기득권의 냄새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