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思想/論理의 貧困

[통일신라(시대)]와 [남북국시대] 도대체 어떻게 사용해야 될까?

[통일신라(시대)]와 [남북국시대] 도대체 어떻게 사용해야 될까?

인터넷 뉴스 기사를 보다보면 다양한 사람들의 꼬릿말이 달립니다. 이런 꼬릿말을 관찰하면 어떠한 특정 기사에 꼬리표처럼 달리는 특정 내용의 꼬릿말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중에 저는 고고학과 역사 분야에 달리는 꼬릿말에 대해 한 마디 하려 합니다. 더 세부적인
주제는 통일신라(통일신라시대)와 남북국시대의 명칭에 대한 것입니다.

얼마 전에 남한산성 행궁지에서 [통일신라시대](우선 통일신라라고 칭하겠습니다)의 건물지가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동양최대의 대형 기와가 무더기로 발굴되었다는 놀라운 내용이었지요. 남한산성 행궁지 발굴현장은 지인이 있는 곳이라 기사를 더욱 유심히 읽어보았습니다. 그와중에 역시나 눈에 띄는 꼬릿말 발견.

사용자 삽입 이미지

통일신라에 대한 반감이 실린 꼬릿말들.

대부분 위와 같이 어떠한 특정 기사에서 [통일신라 혹은 통일신라시대]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여기에 반감을 가지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이렇게 반감서린 꼬릿말을 다시는 분들의 논리는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나라 삼국통일는 신라에 의해 이루어지긴 했지만 당의 협력을 받은 불완전한 통일이다. 그리고 통일 이후 신라와 같이 있던, 발해는 우리역사다. 그러나 90년대까지 우리나라는 역사연대표상에 발해와 통일한 신라가 같이 존재한 시대를 통일신라시대라고 기록했었다. 따라서 통일신라 대신에 남북국시대라는 명칭을 써야한다. 남쪽에는 신라, 북쪽에는 발해가 존재했기에 나온 시대명칭이다.(여기까진 옳은 주장입니다)
그러나 기자들이나 학자들은 통일신라라는 명칭을 지속적으로 사용한다. 이자들은 어떻게 이럴수가 있는가? 자랑스런 발해의 역사를 국사에 포함시키지 않으려는 것인가? 가뜩이나 지금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인해 민족의 역사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 우리 역사를 지켜야 할 학자들이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 등등의 논리전개라고 생각됩니다.
(비약이 존재한다면 죄송합니다. 따로 들은 의견이 아니라 꼬릿말을 모아놓은거라서..)

물론 이러한 분들은 국사에 관심도 많고 애착도 많은 분들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런 분들 대부분이 통일신라(시대)와 남북국시대의 개념을 혼동하고 계십니다.

여기서는 크게 두 가지 항목이 관건이 됩니다. 하나는 통일신라라는 명칭이고 다른 하나는 통일신라시대라는 시대명칭입니다.

우선 통일신라 명칭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일반적으로 통일신라와 발해 모두 우리나라의 역사에 포함시킵니다. 그러나 과거에는 신라의 삼국통일이 중시되어 발해를 도외시하는 경향이 없잖아 있었습니다. 게다가 발해는 지금의 북한과 중국 동북 3성 그리고 러시아 연해주지방에 자리잡았던 국가기에 남한에서는 유물이나 유적은 물론이고 실증자료(고고학적 유적-유구-유물)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나 점점 북방민족 역사에 대한 인식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고구려-발해 등의 역사에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통일신라와 발해를 묶어 남북국시대라는 시대명을 만들어냈습니다.

여기까진 모두가 인정하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통일신라라는 명칭의 폐기입니다.

통일신라라는 명칭을 폐기함으로써 나타나는 가장 큰 문제점은 역사 서술상 삼국시대의 신라와 남북국시대의 신라의 구분이 모호해진다는 것입니다. 이를 전기 신라-후기 신라라고도 나눌수도 있지만, 선사고고학이 아닌이상 신라의 시기구분은 역사적 사건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옳을 것같습니다. 그 역사적 사건의 중심이 바로 고구려와 백제의 멸망. 곧 삼국통일입니다.
분명한 것은 신라는 1000년간 스스로 통일신라라고 한 적이 없었습니다. 다만, 후대의 우리들이 역사를 알기 쉽게 하기 위해 통일신라라고 하는 것이지요. 이와 비슷한 예로 고조선의 명칭문제인데, 이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으시리라 생각합니다.
(+행여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고조선은 이성계가 조선이라는 국명을 따름과 동시에 과거에 있었던 조선과 구분짓기 위해 과거 단군의 조선을 고조선古朝鮮이라 칭했습니다.)

따라서 [통일신라]는 근 1000년 동안 존재한 신라의 시대구분을 위해서는 적절한 용어입니다.

통일신라(시대)라는 명칭을 폐기함으로써 나타나는 또하나의 문제점은 앞서 인용한 남한산성행궁지에서 발견된 통일신라의 유구와 기와에 대한 것이 그 비근한 예입니다. 만약 이 기사에서 통일신라(시대) 대신에 남북국시대의 것이라 하면 유물의 정확한 국적을 알수 없게 되어버립니다.

이는 마치 고구려시대-백제시대-신라시대라는 확실한 증거가 있는 유적과 유물들을 "삼국시대의 것이다." 라고 얼버무리는 것과 같은 행동입니다. 이는 바로 시대에 관한 개념 정립이 확실하지 않기때문인것 같습니다.

이제부터는 통일신라시대에 관하여 이야기 해보도록하겠습니다.

시대라는 것은 역사적으로 어떤 표준에 의하여 구분한 일정한 기간을 뜻합니다. 이때, 그 사용은 보통 1.국가명 뒤에 붙거나, 2.어떤 정세상황 혹은 세력판도 뒤에 붙습니다.
(+구석기 시대나 철기시대 혹은 중세 시대나 근세 시대같은 개념은 본글과 상관이 없기에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1. 국가명 뒤에 붙는 예는 고려시대, 조선시대 등 주로 국가명 뒤에 붙습니다. 통일신라시대 역시 마찬가지로 통일이후의 신라가 존속했던 시대라는 뜻이므로 잘 못되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발해시대도 쓰일수 있습니다.(+정작 인터넷기사 중 발해시대라고 썼다해서 남북국시대로 쓰라는 꼬릿말을 본적은 없습니다.......)

2. 어떤 정세상황 혹은 세력판도 뒤에 붙는 예로는 삼국시대, 후삼국시대, 남북국시대가 있습니다.

결국 남북국시대와 통일신라시대 그리고 발해시대는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통일신라시대는 폐기되어야 할 학문적용어가 아니며, 오히려 남북국시대의 것이라 생각되는 유물·유구·유적의 국적을 정확히 지칭하여 판별해주는 용어라 생각됩니다.

+기타 꼬릿말에 달리는 친일매국학자 이병도 어쩌구 꼬릿말, 극단적인 민족주의적 색체가 강한 사이트나 카페 홍보용(ex.한#족참#사) 꼬릿말에 관한 것은 pass합니다. ^^